하루하루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았습니다 최현숙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 –편지자 주 지방에서 일을 보고 서울행 버스를 탔는데 한 여자가 곁에 앉았다. 오육십 대쯤 되어 보이는 그 여자는 휴게소에서 나에게 캔 커피를 건네주었다.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야 하니 심심하던 차에 말동무나 하자는 뜻 같았다. 자기도 고향에 들렀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라 하면서 내게 살아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게 존대했다. “남편과 저는 전라도 쪽이 고향이에요. 결혼을 하고 나서 시어머니와 살았는데 제가 그때 미움을 많이 받았죠. 지금도 그분은 살아계시고. 힘들게 시집살이했죠. 저한테는 밥을 주지 않았어요. 밭에 가서 일할 때 물도 ..
“그까짓 딸년들!”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43) 친할머니 이야기 부모님을 뵈러 갈 때마다 나는 두 분이 좋아할 만한 주전부리를 챙긴다. 그러면서 함께 살고 계신 친할머니를 위한 간식거리도 잊지 않는다. 아니, 어머니나 아버지 것은 잊어도, 할머니께 드릴 걸 잊는 법은 없다. 이번에도 부모님 댁을 방문하기에 앞서, ‘뭘 살까’ 고심하며 슈퍼의 진열장 앞을 거닐었다. 특히, 할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고를 때는 더 생각이 많다. 아흔 다섯의 연세를 고려해, 공연히 목에라도 걸리면 안되겠다 싶어서 쿠키 류는 일찌감치 제했다. 그리고 카라멜도 이에 너무 달라붙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다. 사탕이 어떨까? 아주 달콤한 것이 좋겠다. 또 오래 드실 수 있도록 큰 봉지를 사고 싶다. 누가 이런 나를 보면, 할머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