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삶을 살며 소명을 찾는 일이 중요해” 박푸른들이 찾는 ‘내 안의 목소리’ (상) ‘여성주의 저널 일다’는 사회가 강요하는 10대, 20대의 획일화된 인생의 궤도를 벗어나, 다른 방식의 삶을 개척해가는 청년들의 시간과 고민을 들어봅니다. 특별기획 “선 밖으로 나가도 괜찮아” 연재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정서적 독립행 기차에 오르다 ▲ 이번 추석에 고향인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에 가서 찍은 가을 논이다. ⓒ 박푸른들 나는 충남에 있는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같은 마을에서 어린이집부터 대학과정까지 다녔다. 그리고 스물세해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마을 논에 있는 벼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았다. 대학과정에서는 유기..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아홉째 이야기 올해는 무가 아주 튼실하게 잘 자라 주었다. 작년에 심어 거둔 것과 같은 씨앗인데도, 열매는 작년보다 1.5배 정도 더 큰 것 같다. 농사의 달인인 동네 아주머니들조차 우리 텃밭 옆을 지나가실 때면 야물게 잘 컸다고 추켜세우실 정도다. 그러고는 덧붙이는 한 말씀. 비료 안 줬쟈? 전(前) 주인이 거름을 워낙 잘 해놔서 땅심이 엄청 좋은가베. 으쓱했던 내 어깨가 도로 내려앉는 것과 무관하게, 어른 손바닥 크기만큼이나 두둑 위로 비죽 솟은 무를 매만지는 내 손은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찌르르 떨린다. 전 주인이 뭘 어떻게 했건, 이제 이 밭에 씨앗을 심어 거두는 사람은 나라는 자명한 사실이 나를 이처럼 의기양양하게 만드는 것이다. 텃밭이 주는 짜릿함과 훈훈함 ▲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