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스무살 여연의 공상밥상 (4) 마음 담긴 채소볶음 제도교육에서 벗어나 홈스쿨링과 농사일로 십대를 보낸, 채식하는 청년 여연의 특별한 음식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갓 상경하여 대도시 서울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스무살 청년의 음식을 통한 세상 바라보기, 그리고 그 좌충우돌 실험 속에서 터득한 ‘여연표’ 요리법을 소개합니다. www.ildaro.com 엄마의 친구와 나, 우리의 이야기 서울에는 내가 알고 지내는 어떤 분이 살고 계신다. 우리 가족의 오래된 친구이고 멀리서 지지해주시는 분이다. 어렸을 때 서울 나들이를 가면 그분은 홍대 근처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우리가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케이크를 사준다거나, 숨겨진 작은 박물관이나 공원에 데려가는 식으로 촌에서 ..
동생이 놀러 온 김에 꽁치를 구웠다. 우리 집 식단에서 육고기 요리가 떠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생선을 포함한 해산물은 가끔씩 상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손님이 오는 날이면 그렇다. 물고기도, 문어도 고통을 느낀다 고향이 바닷가라서 그런지, 어린 시절 고등어, 꽁치 같은 생선은 우리 집 단골 메뉴였다. 또 가족들이 특별한 날 외식을 할 때면 거의 어김없이 횟집을 찾곤 했다. 평소 생선을 좋아했지만, 횟집 가는 일만은 참으로 싫었다. 아직 목숨이 붙어 살아 꿈틀거리는 생선을 마주대한 채 도저히 그 살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번, 회를 즐기는 가족들 곁에서 불편한 자리를 지키면서 어서 빨리 식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곤 했다. 회를 전혀 먹지 못하던 나도 그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서인지, 성인이 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