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를 아십니까? 포토 어시스턴트가 하는 일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취직? 안돼. 내가 볼 때 넌 이 일이 딱이야.” 이 한마디에 내 인생의 행보는 이쪽에서 저쪽으로 단숨에 넘어갔다. 아니, 저쪽에서 이쪽으로 훅 넘어왔다고 해야 하나. 풀어 쓰자면 그 한마디의 발화자는 내 둘도 없는 쌍둥이의 회사선배였고, 내게 딱이라는 그 일은 포토그래퍼의 어시스턴트라는 일이었다. ▲ 고양이는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룸메이트. 개는 스튜디오에서 키우는 영업부장. © 지은 당시 나의 둥이는 졸업 후 매년 연봉이 깎이는 이례적인 이력을 가지고 한 잡지사의 인턴에디터로 일하고 있었다. 그녀와 죽이 ..
한 장의 사진이 마을을 되살려준다 사진작가 혜영이 꿈꾸는 ‘그 다음의 길’ 성별, 나이, 학벌…“차별은 늘 느꼈어요” ▲ 사진작가 혜영(35) © 안미선 한 여자아이가 살았다. 개울이 흐르는 북한산 자락 바로 아래에 집이 있었다. 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면서 물장구를 치고 밤에도 잠옷 바람으로 뛰어 놀았다. 읍내에 가서 떡볶이를 사먹으면 큰일을 해낸 것 같아 뿌듯했다.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다. 혜영(35세)은 그렇게 어린 시절을 기억했다. 고등학교에 가서 만난 친구들은 다들 영화를 좋아했다. 그때 잡지가 유행이었다. 원서를 사서 함께 돌려보기도 했다. 사진을 보는 게 즐거워서 사진을 하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돈 많이 못 벌고 힘들 거야’라는 생각도 같이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