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석 글, 그림 (창비) 만화가 최규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절찬리 스크랩되었던 패러디 만화 때문이었다. 라는 제목을 보고 아기공룡 둘리를 기대하고 클릭했다가, 임노동자가 되어버린 둘리아저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린 둘리, 박카스아줌마 또치와 해부용으로 팔려가는 도우너 등등 더 이상 명랑만화의 주인공이 아닌 그들이 몸으로 겪는 세상의 황량함과 폭력성이 슬펐다. 그 다음으로 접한 만화는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6월 민주화 항쟁을 다룬 이다. 매일같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이 만화가 지난 역사의 뒷페이지가 아니라 현재형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위의 두 작품을 읽고서 내가 느꼈던 것은 1980년대적인 감수성..
우리가 스스로를 무엇으로 부르느냐는 우리 마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 이름 때문에 우리는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그 이름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우리를 무엇으로 개념화하고 설명하느냐는 곧 우리 자신이 되고, 그래서 이름 붙이기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규정합니다. 그 이름이 나와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내 이름이 되는 순간 나는 그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개개인이 마주하는 세계 또한 곧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입니다.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개념화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경험을 달리 합니다. 세상은 우리가 세상을 개념화한 방식으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감정경험이 그렇습니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감각을 어떻게 개념화하고 설명하는지가 곧 우리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