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분쟁 속 젠더폭력 피해여성에게 날아간 나비기금 10년, 그리고 10년 전,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故 김복동 여성인권운동가와 길원옥 여성인권운동가가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각국의 전쟁 피해여성들을 돕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배상금을 받게 된다면, 전액을 콩고의 강간 피해여성들을 돕기 위해 기부하겠다”는 할머니들의 뜻을 따라서, 세계 곳곳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이 만들어졌다. 이 기자회견에서 故 김복동 여성인권운동가는 “나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지만,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 앞에 서서 우리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여성 시선’으로 기록한 베트남 전쟁, 무엇이 달랐나?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진과 만나다 전쟁은 항상 ‘남성의 것’이었다. 전쟁의 모습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고 전쟁의 역사는 그들의 목소리로 기록되었다. 전쟁의 기억은 남성의 몫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전쟁이 ‘남성들만 아는’ 일, 남성들의 기억인 걸까? 베트남 전쟁 당시 파병된 한국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 피해생존자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의 이길보라 감독은 “전쟁 그런 거 난 몰라, 그건 남자들이 알지.”라는 할머니의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 영화를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으로 부재중이던 당시 집안을 먹여 살린 건 할머니인데, ‘정말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이었던 걸까?’라는 질문을 가지고서 말이다. 이길보라 감독은 할아버지가 참전군인이었지만 민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