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로서 ‘나’의 위치와 책임을 함께 고민하다 [필자 김신범(노동환경건강연구소)님은 2008년 서비스유통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제기하고, 민주노총과 각 지역 시민단체와 연계해 백화점과 유통업체에 ‘의자 놓기’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작업복을 입은 채 퇴근하는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건강문제를 알리고,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에 대해 연구하고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으로 알려온 활동가로서, 의자 캠페인과 환경미화원 캠페인을 실시하며 그 과정에서 깨닫고 고민하게 된 내용을 진솔한 글로 담아 기고해주었습니다. -편집자 주] 의자는 놓였지만 여전히 앉지 못하는 노동자들 ▲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여성노동자들의 ..
유통서비스 노동자의 건강조사를 진행하며 “아, 시원하네요. 제가 원래 가슴에 담아두는 편인데, 오늘은 실컷 얘기를 했어요.” 백화점 화장품판매원으로 일하는 3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면서 혼잣말하듯 말했다. 한 사람 인터뷰하는데 2시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내게는 그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옮아온 것 같다. 우울하다. 이런, 마지막 질문을 빼먹었구나.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이 앞으로 유통서비스 분야의 여성노동자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의자를 놓으면 좋겠네요’, ‘서비스노동자를 존중하는 날 캠페인을 해서 사회의 의식을 바꾸면 좋겠어요’, ‘화장실? 눈치보지 않고 화장실 가는 것이 좋아요…’ 제 각각의 얘기들이었지만, 사람들을 만날수록 요구사항은 몇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