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그 후⑥ _ 르포작가 희정 밀양과 관련하여 가장 마음 불편했던 순간은 몸으로 치고받는 싸움의 현장에 있지 않았다. 분향소나 농성장에도 있지 않았다. 밀양 시내에서였다. 주민들이 경찰서장을 면담하길 원했다. 故 유한숙 씨 분향소 근처에 있던 경찰서장을 주민들이 본 것이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자리를 피해갈 수 없던 경찰서장은 대표 한 사람하고만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평밭 마을주민 한 명이 경찰버스에 올렸다. 이야기는 고조되고, 소리가 전해지지 않는 창 너머에서도 언성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본 한 경찰이 중얼거렸다. “저 할머니 또 벗겠네. 벗어.” ‘내가 옷을 벗을 때는 그 마음은 어땠겠노?’ ▲ 765송전탑 반대 대책위 지난 5월, 부북면 평밭마을 송전탑 부지..
[요즘 밀양… 여섯 편의 목소리]① “이내 억울함 누가 아나” 내 한평생 나고 자라 농사만 짓고 사는데 논 한복판 마을길에 송전탑이 웬 말.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이내 억울함 누가 아나 아무도 몰라. - 밀양 송전탑 아리랑 중 초등학생들과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이들은 밀양 기사를 보자 단박에 입을 열었다. “이거 알아요. 이 사람들 땅값 올리려 그러는 거죠?” 내가 뭐라 할 틈도 주지 않고, 아이들은 밀양 아리랑을 개사한 송전탑 노래를 따라 부르며 킥킥거렸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장난스럽게 부르는 노래를 내버려 두었다. 아이들은 어렸다. “이내 억울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밀양의 송전탑이 이 노래를 만든 이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