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엄 속에 손을 쑥 넣던 날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아빠의 ‘똥 창고’ 두엄더미를 긁어내, 속에 있는 따뜻한 두엄에 손을 넣고 싶어지는 건 순전히 아빠 때문이다. ▲ 마을 사람들은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우리 집 옆 큰 창고에 실어 날랐다. © 박푸른들 어릴 적, 살던 집 옆에 어느 날 큰 창고가 세워졌다. 마을사람들은 그걸 ‘똥 창고’라고 부르며 자기네들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실어 날랐다. 아빠는 그것들이 제대로 썩어서 익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시간이 지나 두엄이 되면 마을사람들과 나눠 유기 농사를 지었다. 아빠의 두엄은 서울 아이들에게도 쓰였다. 그 때 우리 마을은 서울의 한 생활협동조합에 농산물을 팔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기 농사에 대한 서로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1년에 두어 번 ‘도농교류회’라는 걸 열었다..
경험으로 말하다
2014. 4. 2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