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15)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번 봄철에 딸기를 참 열심히 먹었습니다. 끈질기게 딸기를 사서 그냥 먹고 갈아 먹고 조려 먹고, 심지어 실패했지만 소주를 사다가 설탕에 재워 술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딸기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딸기를 팔던 가게에서도 더위 때문에 금방 딸기가 물러져서 곤란하다면서 더 이상 딸기를 갖다 놓지 않습니다. 6월이 되자 여름이라는 듯 거짓말처럼 날씨가 더워진 것입니다. 딸기가 사라지고 나니 무척 서운하지만 별 수 없이 다른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요즈음 주로 눈길과 손길이 닿는 것은 토마토입니다. 토마토는 날 것으로 먹는 것..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8)*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딸기가 딸기 맛을 지니고 있듯이 삶은 행복이란 말을 지니고 있다.”- 알랭 코스타리카에서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마을 한가운데 성당 바로 옆에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과일과 야채를 파는 장이 서곤 했습니다. 과일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부지런히 매주 토요일 장에 가서 과일을 사는 게 즐거운 일상이었던 반면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한 저는 아주 가끔 그 친구들을 따라갔습니다. 과일의 여왕, 딸기 장에 가면 우리나라에서는 못 보거나 흔히 보기 어려운 과일들이 많았지만 수레 가득 향내를 풍기는 새빨간 딸기를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 앞에 서서 딸기를 구경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