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어디에 살까 궁핍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남과 살기에는 다소 모난 성격 탓에 서울에서 산 2년 동안 이사만 네 번째이다. 시간은 가고 짐은 늘어 거듭되는 이사가 부담스럽지만 여전히 더 안락한 집을 꿈꾼다. 요즘은 바깥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무섭지 않고 집 주인과 부딪칠 일이 적은 아파트가 부럽다. 하지만 살고 싶은 집과 마을은 따로 있다. ▲ 논들은 동생 푸른산과 푸른내에게 초여름이면 수영장이 되고,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되었다. 넓게 이어진 논들 사이에 덜렁 있던 두 집 중 한 집이던 그 집은 아빠가 어릴 적 논을 메우고 지었다는데, 메운 흙이 내려앉아서 논들과 높이가 같아져버렸다. 그래서 논에 물을 댈 때면 개구리 소리가 집을 크게 감돌았다. 그 논들은 동생 푸른산과..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위건 부두로 가는 길’ 外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채,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도은님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도은님은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조지 오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즐거워하는 일이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자의식과 반항심이 싹튼다고 하는 청소년 나이가 되어가자, 아이들은 나랑 같이 즐거워할 책을 고르기보다는 ‘지들만 좋아할 수 있는 책들’을 골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대량생산되는 싸구려 판타지 소설이나 로맨스 책들이 나로서는 도무지 시시하고 재미가 없었는데, 아이들은 내가 구식이고 촌스런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물론 나는 인정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