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가난의 관계를 생각하며 산행동무였던 이웃화가가 도시를 벗어나 멀리 이사를 갔다. ‘가난이 무서워’ 도시를 떠난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닌 듯했다. 시골에 간다고 해서 그녀가 가난을 벗어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오히려 도시에서 가난한 것이 무서워, 아니 도시에서 가난하면서 행복하기 힘들어서 도망치듯 도시를 떠나버린 것이 분명하다. 그녀가 도시에 머물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물론 큰 돈을 벌지는 못했겠지만, 적어도 도시에서 생존할 만큼은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도시 삶을 선택함과 동시에, 그림 그릴 여유도, 자연과 벗하는 한가로운 삶을 살 기회도 박탈당하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녀가 실패한 삶은 ‘도시에서’ 생존할 돈을 마련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집밖의 자동차소음은 끊이질 않는다. 거실 창을 모두 닫고 실내에 앉아 있는데도 소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머릿속이 소란스럽다. 하지만 도시생활의 성가신 소음이 어디 자동차 소음뿐이겠는가. 난 정적을 비용으로 도시에 자리잡은 것이다. 소음의 홍수에 빠진 도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도로를 면하고 있다. 날씨가 추울 때는 거실 창뿐만 아니라 베란다 창까지 꼭꼭 닫아두고 지내니까, 자동차 소음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오르면 더위 때문에 베란다의 창이란 창은 활짝 열어두고 살 수밖에 없다. 특히 화초들에겐 원활한 통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접도로를 오가는 차량으로 인해 소음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인데,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는다. 자동차소음을 애써 무시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