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덕천마을에 다녀오다 하천 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건너편에 낡고 허름한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가 보인다. 하천을 사이에 두고 그 동네를 에워싸고 있는 현대식 고층아파트단지들과는 아주 낯선 모습이다. 수 년간 산책을 다니면서 그곳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 시선에 잡힌 그 동네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동네 같아 보여,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동네에 재개발 반대 플랫카드들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그곳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일요일 오전, 산책길에서 불현듯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그 동네의 이름은 ‘덕천마을’이다. 안양천 바로 곁에 위치한 탓에, 여름마다 물난리를 겪어야 했던 가난한 서민들이..
경험으로 말하다/이경신의 죽음연습
2009. 7. 27.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