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화여대 환경미화 노동자들을 만나다②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이마에 차가운 것이 떨어진다. 올려다본 하늘이 뿌옇다. 가랑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주변 공터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입에서 낮은 한숨이 나온다. “진짜 눈이 오네요.” 하필 오늘따라 맞아 떨어진 일기예보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눈이 거세진다. 사람들은 서둘러 앰프를 설치한다. 떨어진 눈이 녹아 앰프를 적신다. 돌돌 말린 현수막을 펼치자, 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공공노조 서울 경인 공공서비스 지부 이화여대 분회 출범식.’ 4시가 되자 일을 마친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하나 둘 모인다. 눈은 이제 비로 바뀌었다. 학생문화관 건물 안에는 스무 명 남짓한 총무과 교직원들과 업체 소장, 반장이 나와 있다. 비를 피해 로비..
골프장 경기보조원, 최초로 근로기준법 상의 권리 인정받아 학습지교사, 간병인,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그리고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이른바 ‘특수고용직’ 사람들은 실제로는 소속된 회사가 있는 노동자임에도, 형식상으로는 위탁이나 도급계약을 맺고 일하는 ‘자영업자’로 분류되어 왔다.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과 최저임금, 복지, 그리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열악한 지위에 놓여있다. 더욱이 현 정권 들어서 실업대란과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가속화되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부당노동행위와 대량해고 사태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과 법의 공정한 판단이 더욱 중요해진 이 시기, 노동위원회가 골프장 캐디(경기보조원)들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