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자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말하자면 나는 애초에 내 인생을 눈치챘다. 그래서 사람들이 희망을 떠들어댈 때에도 나는 믿지 않았다.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언제나 확실한 절망을 택했다.”(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22쪽) ▲ ‘살롱드마고’에 입고된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난다, 2021) ©달리 절망은 익숙하고, 희망은 불가능해 보였다. 죽음은 매혹적이고, 삶은 지긋지긋한 숙제 같았다. 우울했던 10대의 그늘을 안고 입학한 대학 신입생 시절, 공강 시간을 때우러 혼자 학교 도서관에서 죽치곤 했다. 볕도 잘 들지 않고 먼지가 쌓여 퀴퀴한 시집 코너에서 최승자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다. 우연히 펼친 그의 시는 첫 장 첫 구절을 읽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동..
1. 쌍벽 황진이, 이매창 … 천 년 절조絶調의 여성 예인 2. 동경 허난설헌, 허소설헌 … 나는 그녀의 환생이다 3. 회우 운초, 죽향 … 시인과 화가, 가슴속에 품은 우정 4. 대칭 김명순, 김일엽 … 매장된 미완의 예술가 5. 석연 나혜석, 백남순 … 별들의 운행, 단 한 번의 스침 6. 대구 윤심덕, 최승희 … 세상보다 키가 컸던 두 여자 7. 홀림 이화중선, 김소희 … 소리에 홀린 사람 8. 반조 이월화, 복혜숙 … 여배우의 의리, 여배우의 우정 국내 여성예술가들을 들여다보다 좋아하는 여성예술가에 대해 물어볼 때 십중팔구는 서양의 여성예술가의 이름을 말한다.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이다. 국내 여성예술가들에 대한 대중적인 소개가 미흡했던 탓도 있고, 어쩐지 그녀들의 삶은 요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