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 불린 여자들, ‘아버지의 질서’를 흔들다[페미니스트의 책장]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우리는 수많은 ‘괴물같은 여자’에 관해 알고 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등장했던 수많은 방식의 ‘민폐녀’에서부터, 유명인을 모함해서 이득을 취했다고 여겨지는 꽃뱀들, 어떤 종류의 범죄자들, 총체적으로 ‘인간 이하’,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시민 이하’로 취급되는 여자들이다. 한 여자가 괴물이 될 때, 그가 ‘여자’라는 사실은 그 사건을 둘러싼 여러 정황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이러한 질문은 ‘○○녀’라는 확고한 명명이 거의 일상어처럼 정착되어버린 현실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녀(女)’는 단지 중립적인 의미를 지닌 지칭어에 불과하다고, ‘남(男)’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호명이라고 말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고딕음악과 고딕 하위문화 핏기가 하나도 없는, 시체 같은 매력을 자랑하는 아담스 가족의 이야기 에서 아담스 가문의 사랑스런 아기가 병에 걸리자 가족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병을 고치지 못하면 ‘아이의 머리칼이 (흑발에서) 금발로 변하고’, ‘연신 (행복한 듯) 웃음을 짓게 되며’, 심지어는 성장한 후에 ‘변호사, 최악의 경우에는 미국 대통령’과 같은 직업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고딕 가족에게는 기존 사회의 규격에 맞는 몸을 갖게 되는 것이 가장 추악한 질병인 것이다. 18, 19세기 독자들에게 고딕적 공포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면, 1970년대 후반부터는 아담스 가족과 ‘추악한 질병에 대한 거부감’을 공유하는 고딕적 인물들이 실제로 거리를 걸어 다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