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연습] 늙음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의 저자 이경신님의 칼럼.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노년은 인생의 절정인가, 추락인가? 노년의 시작을 몇 살로 잡건, 유년, 청년, 중년을 지나가야 노년이 시작된다. 물론 이 같은 인생의 각 단계는 사실상 명확히 나눠지지 않는다. 편의상의 구분일 뿐이다. 노년은 나이가 제법 들 때까지 살아남아야 도달할 수 있는 인생의 단계이다. 청춘을 살아낸 사람들이 죽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이 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노년에 이르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노년에 죽는 것, 게다가 아주 늙어서 죽는 것, 즉 ‘장수’가 복으로 여겨진다. 에피쿠..
이경신의 철학하는 일상 아침마다 창을 여는 습관을 접고, 닫힌 공간 속에 웅크리게 되는 겨울이 오면, 불현듯 뜨개질 생각이 난다. 뜨개질을 잘해서는 아니지만, 그냥 폭신하고 따뜻한 모자, 장갑, 목도리, 스웨터를 뜨는 광경만 떠올려도 마음은 벌써 훈훈해져 온다. 장롱 깊숙이 넣어둔 뜨개바늘과 상자 속에 모아둔 친구의 낡은 티셔츠들을 꺼내 들었다. 작년 겨울처럼 올해도 발판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면 티셔츠를 잘게 잘라 실을 만들고 색깔을 어울리게 배치한 후 실을 연결해 메리야스 뜨기를 하면 나름대로 쓸만한 발판이 된다. 심리적 시간과 물리적 시간의 차이 뜨개질을 하다 보면 시간이 참 잘 간다. 한참 동안 발판 뜨기에 몰두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려 놀란다. 아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