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 여성들에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필자 소개: 지아(知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영화칼럼을 비롯해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저널 전체기사 ▶ 라이언 머피 감독, 줄리아 로버츠 주연 영화 (2010) 줄리아 로버츠 주연 지금 나는 강원도 두메산골에 있는 토지문화관에 와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름 모를 커다란 산새들이 창가로 날아와 노래를 불러주고, 방문을 열면 순한 능선의 산이 에워싼 채 지그시 나를 바라보는 곳.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이를테면 하루 세끼 밥을 챙겨먹는 일을 비롯한 잡다한 일상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글만 쓸 수 있는 환경이 만족스럽고 감사할 뿐이다. 추석이 가까워오자 기혼..
내로남불[머리 짧은 여자 조재] ‘한남’ 내 동생 어엿한 ‘한남’으로 성장한 동생은 가족들 중에 자기 혼자만 사회생활을 하는 줄 안다. 동생은 요즘 회사 술자리에 “괜히 무서워서” 여자 사원들은 끼워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가 애초에 술자리에서 찔릴만한 짓을 하는 남자들이 문제라고 했더니, 누나가 뭘 아냐며 되레 큰 소리다. 동생은 나를 보면 늘 한심하다는 투로 말한다. 누나랑은 말이 안 통한다며, 자기 할 말 다 하고 내 입을 막아버린다. 상대가 나를 한심하게 볼 땐 나도 똑같이 상대를 한심하게 봐주는 게 내가 터득한 요령이다. 동생과 이미 많은 대화 시도 끝에 도출해낸 결론이다.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정보를 알려줘 봤자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내가 지난번에 술 마시러 후문 갔다가 역대급 진상을 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