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그녀들의 목소리’ 찾기 미씽: 사라진 여자 ※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부턴가 벌레들이 우리의 언어생활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맘충, 급식충 등 우리 사회에서 벌레로 우글거리는 혐오. 특히 ‘어머니 벌레’라는 뜻의 맘충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혐오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왜 맘충은 있고 파파충은 없는 걸까?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무조건 여자라고 규정한 전제가 아닐까. 자녀 양육이 온전히 여성에게만 짐 지워진 현실을 통렬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이언희 감독, 엄지원 공효진 서하늬 주연 영화 (2016) 스틸 컷 ‘가정주부 이데올로기’의 억압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OECD 35개국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다. 2007년 49만 명 정도에 이..
더 당당히 피 흘리기 위하여다큐멘터리 영화 월경, 그걸 처음 언제 했더라? 이상하게도 기억이 전혀 없다. 언제였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을 떠올려 보려고 가족들에게 물어봤더니, (그것도 기억 못하냐는 구박과 함께)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동생의 첫 월경 기억도 알게 되었다. 왜 난 그런 세세한 기억이 없지? ▶ 나의 월경 첫 시작이 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일다(박주연) 대신 ‘여자는 월경(생리)라는 걸 한 달에 한번 한다’, ‘월경을 시작하면 여성의 몸이 임신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진짜 여자가 되는 거다’, ‘소중한 몸이 되는 거다’ 등의 말을 여러 사람에게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월경이 어떤 식으로 몸에서 진행되는지,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