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책상 위 씨앗이 담긴 병 어떤 겨울, 씨앗 보관을 잘한다고 마을에 소문난 농부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소문난 분들은 매해 꼬박꼬박 씨앗들을 바지런하고 꼼꼼하게 갈무리해두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하러 가니 농부들은 쑥스러워하면서 가을에 꽁꽁 싸매 집안 서늘한 곳 구석구석에 놓아둔 씨앗보따리를 풀어내며 씨앗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었다. 친정엄마가 매해 받아쓰던 것을 50여 년 전 시집 올 때 한 줌 가져와 오늘까지 쓰고 있다던 할머니, 20년 전 시어머니한테서 받은 호랑이강낭콩과 옥수수…. 그 겨울은 씨앗들의 온갖 무늬들로 눈이 즐거웠더랬다. ▲ 사무실에 토종 씨앗이 담겨진 병들이 몇 개 생겼다. © 박푸른들 요즘 우리 사무..
경험으로 말하다
2014. 3. 30.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