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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인터넷 성매매의 기업화, 그대로 둘 것인가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0. 12. 28. 20:50

[일다] 인터넷 통한 성매매 대책 마련 시급하다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는 채팅사이트나 조건만남 등의 경로를 이용해 성매수 남성과 소위 ‘자발적’ 성매매여성의 일대일 관계를 통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현장의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세간의 통념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인터넷 성매매는 조직화·기업화되어 나날이 그 몸집을 키우고 있으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고 있는 인권단체인 다시함께센터, 경원사회복지회, 느티나무 상담소 세 곳은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인터넷 상의 성매매 알선·광고 사이트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링 통해 드러난 인터넷 성매매 실태
 

▲ 포털사이트에서 '여성 알바'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흥업소 구인광고.  
 
이번 모니터링 사업은 밤문화 후기 사이트, 유흥업소 홍보사이트, 애인대행·조건만남 사이트, 채팅사이트, 유흥업소 구인구직 사이트 등을 통한 국내 성매매 알선·광고행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해외 원정 성매매를 알선·광고하는 사이트, 국내 거주 혹은 체류 중인 외국인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 등 국제 성매매 알선·광고행위까지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시함께센터 유복임 소장은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가 늘어남에 따라 “성매매에 유입되는 피해여성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기존에 오프라인 상에서 “보도방이나 소개소가 하던 역할을 이제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인터넷이 사이버 보도방의 형태로 대신”하면서 “인터넷 성매매의 규모가 점차 커져 기업형 성매매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상담소와 수사기관을 통해 드러난 전형적 수법은 성매매업주가 자신이 여성인 것처럼 채팅을 하여 장소와 가격을 흥정한 후 자신이 데리고 있는 성매매여성을 차에 태워 이동시키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느티나무 상담소 오선아 상담원이 밝힌 상담사례에 따르면, 선불금을 빌미로 업주의 감시 하에 거의 매일 여러 차례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각종 명목으로 벌금을 물리는 등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성착취구조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인터넷을 매개로 성매매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점만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인터넷을 매개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경우에는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의지가 없다면 성매매방지법을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 오 상담원의 지적이다.
 
채팅사이트의 성매매 알선·광고행위 신고과정 쉽게 해야
 
또한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채팅사이트들이 사실상 성매매 알선에 이용되고 있음이 드러났지만 이를 규제할 조치들은 거의 없어 관련단체들은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국내 채팅 사이트를 모니터링한 경원사회복지회 최현옥 상담원은 채팅 중 성매매 제의를 받았을 때 신고를 하고 싶어도 각 사이트 별로 신고방법도 제각각이라 신고가 번거롭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세000’과 ‘00라이브’ 등 일부 사이트의 채팅창과 쪽지창에는 아예 신고기능이 없어 실질적으로 채팅 시 발생한 피해를 신고할 방법이 없었다. ‘클럽0000’에서는 현재 받은 쪽지내용에 대해서는 신고가 가능하나 그 이전의 쪽지는 모두 사라지게 되어 있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단체들은 청소년의 경우 채팅 사이트에서 성매매로 유인하는 행위를 포착할 시 신고할 수 있는 “Youth Keeper” 프로그램이 있는 것처럼 성인에게도 통합 신고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인터넷 성매매 전담 인력 확보가 급선무 

 
▲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게시된 중국 원정 성매매 광고글.     
 
다시함께센터 등 모니터링 진행 단체들은 모니터링 후 문제가 발견된 사이트를 포털사이트 및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조치하거나 경찰고발을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검색제한, 접근차단 등의 조치들이 취해졌으나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응답을 받은 경우도 상당수였다.
 
포털 사이트의 카페 및 블로그 경우 신고조치를 통해 폐쇄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지만 해당 운영자가 똑같은 카페 및 블로그를 다시 개설하면 그만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렇게 불법 행위를 조장하는 운영자가 발견될 경우 해당 포털사이트에서 신규 카페 및 블로그 운영을 제한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특히 국제 성매매 알선·광고 사이트 들은 대부분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고, 대포폰을 사용하며 IP 추적이 어려운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다시함께센터의 안창혜 활동가는 “현재까지 수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예로 보면 이러한 어려움이 극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다시함께센터에서는 이번 모니터링 기간 동안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광고하는 사이트 네 곳을 경찰에 고발해 이 중 2건에 대해 구속 및 불구속 입건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중국 원정성매매 알선사이트 한 곳을 고발한 사건의 경우, 해당 경찰서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의자인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실수로 알려버리는 바람에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고 자취를 감추어 처벌이 어렵게 되었다. 안창혜 활동가는 인터넷 성매매 수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사기관의 의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다시함께센터, 경원사회복지회, 느티나무 상담소는 이런 점을 들어 효과적인 인터넷 성매매 대응을 위해 무엇보다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수사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인터넷 감시 전문 인력을 각 상담소와 관할 경찰서에 상주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병행해야 하는 일선 상담소들이 인터넷상 성매매 알선·광고 사이트를 24시간 모니터링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희정)  *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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