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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 여섯번째
골다공증 ② : 여자들이 ‘더 많이 뛰어놀아야’ 하는 이유 

필자 박은지님은 체육교육과 졸업 후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처방사로 일을 한 후, 지금은 연세대학교 체육연구소에서 신체활동이 우리 몸에 미치는 생리학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운동과 스포츠'라는 영역은 아직까지 여성에게는 척박한 곳이라고 생각해 여성들이 편하고 올바르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개척해나가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과도한’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는 위험
 
▲ 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그림출처: 박은지

 
술을 과하게 마시면 골형성을 감소시켜 골밀도가 저하된다. 과도한 음주와 만성적인 알코올섭취는 영양결핍과 비타민 D 결핍을 초래하고, 골형성이 억제된다. 외국에서 65세 이상의 여성 중 일주일에 5일 이상 술을 마시는 집단은 일주일에 하루 이하로 술을 마시는 집단에 비해 척추 골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술을 많이 마신 여성은 완경 이후에 골밀도가 현저하게 감소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흡연도 골다공증 위험률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요인이다. 흡연은 우리 몸이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방해하고, 칼슘의 소변을 통한 배출을 증가시킨다. 특히 흡연은 여성의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감소시키고, 조기 완경과도 연관이 있다. 그리고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골밀도가 0.026g/cm2 정도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
 
커피와 콜라도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단기간에 소변으로 칼슘 소실이 증가하게 된다. 비흡연 여성이라도 하루 세 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골량이 낮아지고 치아불량을 가져온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 177.5ml 섭취할 때마다 약 40mg의 칼슘 섭취가 요구되고, 완경 후 여성의 카페인 섭취량에 따른 골소실을 3년에 걸쳐 조사했더니 3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여성이 적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여성보다 척추 골소실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골다공증의 치료
 
-약물치료
 
골다공증 전문 치료제는 골흡수 억제제, 골형성 촉진제, 골흡수 억제 및 형성, 촉진 모두에 작용하는 동시 작용제 등으로 구성된다.
 
완경 이후 여성에게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과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목적으로 여성호르몬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 요법은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estrogen therapy, ET)이고, 또 하나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estrogen-progestogen therapy, EPT)이다.
 
일반적으로 자궁이 없는 여성의 경우에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ET)을 시행하고, 자궁이 있는 여성은 자궁내막 증식을 막기 위해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EPT)을 사용한다. 여성호르몬 요법을 사용하면 골밀도가 증가되고, 척추 골절이 감소되지만 유방암, 자궁내막염, 심혈관계 부작용, 정맥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이 증가되기 때문에 치료가 아닌 예방목적만으로는 권장하지 않는다.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이라고 해서 에스트로겐도 아니고, 호르몬도 아닌데 신체의 조직에 따라 에스트로겐과 동일한 효과를 내거나 또는 반대되는 길항제로 작용하는 특징을 가진 약제도 있다. SERM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FDA 승인을 받은 것은 raloxifene이 유일하다. Raloxifene은 뼈에서는 에스트로겐 작용을 하고, 자궁내막과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 길항 작용을 하여 완경 여성에서 유방암과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제로써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여성호르몬 요법과 비슷하게 정맥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을 2~3배 정도 증가시키고, 열성 홍조와 하지 동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외에 세계적으로 골다공증 치료 목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가 있고, 칼시토닌, 부갑상선 호르몬 처방 등이 있다.
 
-비 약물치료
 
골다공증의 비약물적인 치료는 일반적으로 칼슘과 비타민 D 복용, 체중부하 운동과 근육운동, 금연, 절주 등이 있다.
 
활발한 신체활동은 완경기 여성들의 골손실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증가시킨다. 운동을 하면 골격근이 긴장하게 되고, 뼈에 주어지는 기계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이 골소실을 방지한다. 특히 운동을 얼마나 자주, 지속적으로 하는가가 골질량 감소를 줄이는데 중요하다.
 
운동과 골다공증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들을 보면 6개월이나 1년 정도의 단기간 연구들에서는 운동의 효과가 그리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나 장기간에 걸친 연구들에서는 신체활동이 특히 완경 후 여성들의 골손실을 예방한다고 나타난다.
 
일주일에 3~5회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는 50세 이상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골다공증에 걸리는 비율이 더 낮았으며,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여성의 요추골밀도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69~96세의 여성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가벼운 운동을 하게하고, 나머지 한 집단은 별도의 운동을 시키지 않고 3년 뒤 운동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한 여성들은 골무기질 함량이 평균 4.2% 증가되었고, 운동하지 않은 여성들은 2.5%가 감소되었다. 그리고 운동, 칼슘제, 비타민 D 공급 중 노인 여성의 뼈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3년 간 조사한 연구에서도 운동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이 운동해야 하는 이유
 
건강한 육체는 삶의 질과 만족도를 구성하는데 매우 중요하고,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불편은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건강한 몸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독립성과 자존감을 보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자는 남자에 비해 골량이 적고, 그렇게 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어린 시절의 운동량이 남자보다 적기 때문이다. 또 여성의 경우 완경 이후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해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몇 배 더 많은 골소실이 일어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여성은 골다공증에 취약하고, 더 많은 골절상을 입고, 노년기에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약해지기 쉽다. 이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증이 오게 되며,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여성이라면 특히 더 많은 신체활동과 칼슘섭취가 필요하고, 이를 평생 규칙적으로 지속해나가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로젠스톡과 베커라는 학자들은 사람이 건강에 이로운 행동을 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나는 질병에 대해 위험하다고 위기감을 느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질병에 걸리는 것보다는 건강을 위한 행동을 취하는 편이 더 낫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지에 대해 여성인 우리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의 딸들에게 “여자니까 집 안에서 얌전히 놀아야지.”라고 말하기 보단 “여자니까 더 많이 뛰어놀아야지.”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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