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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성 충전/정인진의 교육일기

거울 속으로 들어간 토비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0. 4. 8. 16:16
아이들과 상상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 짓기 (정인진/ 교육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지난 주, 5학년 아이들과 상상력을 발휘해 재미있는 이야기 짓는 걸 연습했다. 이 공부를 위해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거울 속으로>라는 책을 텍스트로 다룬다.

 
텍스트를 읽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우선 심심할 때나 쉬는 시간에는 뭘 하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1) 최근에 본 재미있는 만화를 생각한다.
2) 밖에 나가 축구를 한다.
3) TV를 본다.
4) 컴퓨터게임이나 닌텐도를 한다.
5) 친구에게 전화한다.
6) 형에게 같이 놀자고 한다.
7) 그림을 그린다.

 
“다들 재미있는 걸 참 많이 하네! 그런데 심심할 때, 상상을 하는 어린이도 있단다. 다음 글을 볼까?”
 

앤서니 브라운 "거울 속으로"(베틀·북) 중에서

이렇게 말하고 아이들에게 텍스트를 소개했다. 이제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상상을 연습해 볼 시간이다.

 
<토비는 커다란 의자에 앉아 있어요. 토비는 심심했어요. 책도 재미없고, 장난감에도 물리고, 모든 게 다 싫증났어요. 토비는 거실로 가 보았어요. 아무 일도 없었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서 거울을 보았어요.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해 보이네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토비는 손을 뻗어 거울을 만져 보았어요. 그러고는 그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갔어요.> / 앤서니 브라운 <거울 속으로>(베틀·북) 중에서
 
텍스트는 여기까지다. 다음은 아이들이 상상할 것이다. 그래서 난 평소에는 텍스트와 함께 책을 보여주지만, 이 공부를 할 때는 아이들의 발표 뒤로 미룬다.
 
<그렇다면 거울 속으로 들어간 토비는 어떤 모험을 할까요? 여러분이 토비라고 상상하면서 거울 속에서 펼쳐질 모험을 상상해 봅시다> 라고 질문했다.
 
지원이는 미래 세계로 간 토비를 상상했다.
 
<토비가 거울 속에 들어가니까 토비는 좀 이상한 곳에 있었어요. 비행기가 계속 지나가고 로봇이 자신을 들고 어느 칩에 들어가는 거예요. 토비는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았으나~ 로봇이 “이곳은 서울이고 3시 10분입니다.”라고 대답하네요. 몇 년이냐고 물어보자~ “2020년입니다.” 토비는 놀라고 또 놀랐어요. 자신이 미래에 온 거예요. 토비는 마음을 침착하게 한 후, 집으로 들어갔어요. 그곳에 거울 1개와 좋아하는 게임기 5대가 있었어요. 토비는 게임을 하려다가 부모님이 걱정하고 있을까봐 거울 앞으로 섰어요. 그리고 들어갔어요.>
 
세영이는 <헨젤과 그레텔>의 헨젤이 된 토비를 상상했다.
 
<토비가 헨젤이 되어서 동생 그레텔과 마녀의 집에 갇혔다. 마녀가 문제를 맞히면 보내주고 못맞추면 보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시험 때 벼락치기를 했던 터라, 공부를 잘 할 리가 없고, 평소 F이상 받아본 적이 없으니, 맞출 리가 없다.
문제는 2+1이다. 토비는 평소 좋아하던 여 그룹 쉰녀시대가 3명이라서 3이라고 했다.
갑자기 “토비 오빠!” 하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동생 브로니가 있었다. 브로니는 극장에 가자고 했다.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토비는 내일, 또 거울 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 아이들이 모험을 펼칠 차례다. <거울 속으로 들어간 여러분은 어떤 모험을 하게 되나요?>하고 물었다.
 
형철이는 게임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발표했다.
 
<내가 거울 속으로 들어가니, 닌첸도 마리오가 되어 있었다. 누가 조종하는지 보니, 망할! 동생이였다. 나인줄 알고 막 죽여댔다. 결국, 목숨이 남았을 때 나오니, 마리오가 있었다.

다시 들어가니... 닌텐도 마리오 카트에서 달리더니 1위를 했다. 트로피를 받고 생각했다. ‘난 운전 자격증도 없는디?’ 그리고는 나왔다.
또 들어가니, 스키 점프대에 나가고 있었다. 점프를 해서 1위를 했다. 금메달을 타고 너무 기뻤다. 그리고 또 나왔다.>
 
이번에는 좀 다른 방법으로 상상을 해보도록 할 것이다. 그걸 위해 <만약, 사람의 뒤통수에 눈이 하나 더 달리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생각나는 대로 간단하게 써보도록 했다. 아이들이 발표한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머리카락 때문에 눈이 자꾸 찔린다.
2) 뒤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있어, 친구들이 몰래 뒤에서 때지리 못한다.
3) 세수를 하려면 앞쪽, 뒤쪽 두 번 닦아야 해서 힘들다.
4) 앞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뒤로는 TV를 볼 수 있다
5) 시험 볼 때, 커닝이 가능하다.
6) 앞뒤를 신경 써야 돼서 뇌가 바쁘다.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코끼리의 코는 어쩌다가 지금처럼 길어진 걸까요? 여러분의 상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지어 보세요.>
 
이 질문에 광진이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지었다.
 
<코끼리는 덩치는 크지만 코는 짧았다. 그래서 풀을 먹을 때마다 그 큰 덩치로 겨우 앉아 풀을 먹어야 했다. 어느 날 정말로 뭐든 하기 싫어하는 코끼리가 태어났다. 그 아이는 앉아서 풀을 먹는 것을 정말정말 싫어했다. 그래서 사자들에게 갔다. 코끼리는 코를 잡아당겨 길게 해 달라고 하였다. 사자들이 코를 너무 잡아당겨 코끼리는 동물들 중에서 코가 가장 긴 동물이 되었다.>
 
또 세영이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코끼리가 아주아주 아주~ 먼 옛날에는 아기 천사들과 함께 살았다. 아기 천사들은 장난치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작았던 몸집도 크게 늘리고 작았던 귀를 크게 늘리는 등, 장난을 많이 쳤다. 그러던 어느 날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를 주웠다. 빨간 부채를 부치니, 코가 길어지고 파란 부채를 부치니, 코가 작아졌다. 어느 날 아기 천사 한 명이 파란 부채를 숨기고 자는 사이 빨간 부채로 코를 길게 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파란 부채를 찾고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공부도 놀이처럼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참 많이 생각해내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상상을 못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재기발랄하고 천진스러운 아이들의 이야기에 나도 많이 웃는다. 그들도 상상력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매우 자랑스러워하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들이 오늘 공부한 걸 잊지 않고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다 http://www.ildaro.com  세상에 꼭 나쁜 건 없어요② | 발명, ‘결합’을 이용하면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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