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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다이원전 재가동 추진, 주민들 강력 반대
국가와 규슈전력 상대로 중지 소송과 가처분 신청 

 

 

2014년 11월 7일, 일본 가고시마현 의회가 규슈 전력의 센다이 원전 재가동을 요구하는 진정을 가결한 데 이어, 이토 유이치로 가고시마현 지사가 원전 재가동에 동의를 표명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마련한 새로운 규제 기준에 적합한 원전 재가동을 지사와 의회에서 동의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센다이 원전 현지 등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규슈 전력의 센다이 원전 전시관에서 바라본 센다이원자력발전소.   © 페민 

 

전국서 가장 먼저 추진되는 센다이 원전 재가동

 

사츠마센다이시(市)의 신칸센(일본의 고속철도)역 인근의 시내 중심부는 전기 케이블이 지중화되어 거리 자체는 아름답지만, 문을 닫은 상점들이 눈에 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적다.

 

작년 9월 10일에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 보고서가 정리되었고, 10월 28일 사츠마센다이시 의회와 이와키리 히데오 시장이 그에 동의하였으며, 11월 7일에는 현 의회와 지사가 동의함에 따라 지역 내 원전 (재가동) 절차가 ‘완료’되었다. 현재 공사 계획 인가가 진행되고 있어 재가동은 올 2월부터 이루어질 전망이다.

 

센다이 원전 재가동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추진되는 이유는 규슈 전력의 내부 사정에 있다. 2014년 실적에 따르면, 규슈 전력은 적자폭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원전 재가동으로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센다이 원전 1호기는 1984년, 2호기는 1985년에 가동되기 시작해 비교적 새 원전이라는 점도 이유로 보인다.

 

재가동이 아니라 ‘원자로 폐로 사업’해야 할 때

 

▲  ‘센다이원전 건설 반대 연락협의회’ 회장 도리하라 요코 씨. 그는 사츠마센다이시 주민이다. © 페민 
 

사츠마센다이시 문화홀에서, 지역 주민인 도리하라 요코 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도리하라 씨는 1973년에 창설된 ‘센다이 원전 건설 반대 연락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 단체는 2014년 ‘타다 요코 반권력인권상’을 수상하였다.

 

“11월 7일 현청 앞에 약 4백명이 모여서 항의 집회를 했습니다. 원체 지사도, 시장도, 시의회도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요. 그래서 시민들이 원전 재가동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묻는 실질적인 설문 조사를 했던 겁니다. 1천1백명의 응답지를 회수하였는데, 85%가 재가동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 숫자가 (전체 인구의) 10%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더군요.”

 

센다이 원전은 1964년 12월 시의회의 만장 일치로 유치가 결정됐다.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20킬로미터에 있는 구시키노시(市)와 북쪽으로 약 20킬로미터에 있는 아쿠네시(市)의 어업협동조합이 유치 중단을 요구하였고, 여성단체들과 노동조합에서도 반대했다.

 

“규슈 전력은 돈으로 어협을 매수하고, 기업을 만들어 지역 주민을 고용하며 찬성자를 늘렸습니다. 그리고 지역 노동운동가들의 자녀를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도리하라 씨는 이렇게 덧붙인다. “시민들에게도 규슈 전력에 ‘조르는 습관’이 붙어버렸어요. 규슈 신칸센의 센다이역 신설, 가고시마준신여자대학 부지도 규슈 전력의 기부로 이뤄졌습니다. 이로 인해 이익을 얻고 있는 사업자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의 공무원도 마치 ‘규슈 전력과’의 직원처럼 원전의 안전성만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원전 재가동이 아니라 원자로 폐로 사업을 통해 지역의 경제 발전에 공헌할 수 있지 않겠는가”하고 제안한다.

 

피난 계획은 필요 없다?

 

사츠마센다이 시내에서 센다이 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어보았다.

 

“사츠마센다이시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하면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합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 시의회 의원인 조시타 요시히로 씨의 말이다.

 

“반대라고 말하지만 않으면 표를 주겠다며 반(反)원전 의견을 가진 원전 혁신파 시의원을 상대로 맹렬한 세력 약화 공작을 펼쳤습니다.”

 

피난 계획에 대한 주민의 위기감도 높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는 피난처가 바람이 불어가는 쪽이 될 우려가 있는 데다, 피난소의 수 자체가 적다. 주요 도로의 정체도 염려된다.

 

“나에겐 지적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는데, 지적 장애인을 지원하는 시설이 원전에서 21킬로미터에 있다. 언제 피난 계획을 세울 건지 시에 계속 질의하고 있지만, 지사는 ‘피난 계획은 필요 없다. 그때 가서 대처하겠다’ 라는 대답뿐이다.” (조시타 요시히로 씨)

 

원전 재가동 중지 소송과 가처분 신청 진행중

 

‘센다이 원전 재가동 중지 소송’은 국가와 규슈 전력을 피고로 하여 2012년에 제소되었다. 현재 6차 제소의 원고인단은 2천479명이다. 하지만 본소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재가동 전에 사법부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규슈 전력을 상대로 2014년 5월에 재가동 저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두 소송을 이끄는 “원전을 없애자! 규슈센다이 소송” 변호인단의 사무국장 시라토리 츠토무 변호사에게 재판의 의미를 물었다.

 

“본소와 가처분이라는 두 재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사실을 퇴색시키지 않고 전국의 원전 재가동 중지 움직임을 고무시키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2014년 5월 오이타 원전 재가동 중지 소송에서 3, 4호기 운전 정지를 명한 후쿠이 지방법원 판결에 크게 힘을 얻었습니다. 주민의 인격권이 경제 활동의 자유에 우선한다고 한 이 판결을 가고시마의 재판관도 이해하길 하는 바람에서 두 재판의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  센다이 원전과 대표적인 칼데라의 위치. 빗금 친 부분이 기시리마 화산대이다.   © 페민 
 

시라토리 변호사는 또한 “가처분은 기준 지진동(상정하는 최대 지진의 흔들림)과 화산 문제를 쟁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규슈 전력이 기준으로 잡은 지진동은 너무 작습니다. 규슈 전력은 규슈가 전멸할 만한 규모의 ‘파국화산 분화’ 발생 간격을 9만년이라고 계산했는데요, 사실 아소칼데라는 마지막으로 분화한 지 9만년이 지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파국 분화는 예측이 가능하며 조짐이 나타나고부터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규슈 전력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화산학회는 (특히 분화 직전의) 예측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저희들은 센다이 원전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화산영향평가 가이드에 서술되어 있는 ‘예측되는 화산 활동이 가동중인 원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 원전 입지는 부적합하다’ 라는 항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28일에 가처분 재판의 심리는 종료되었으므로, 올해 1월말경에는 결정이 나오리라고 시라토리 씨는 예상한다.

 

도리하라 요코 씨도 “앞으로도 전단을 들고 가가호호를 돌며, 선거를 비롯해 원전 재가동 반대 의사를 표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원전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강한 원전 재가동 반대 의사와 함께 원전 입지 지역의 고충도 느낄 수 있었다. ▣ 시미즈 사츠키. <페민> 제공 기사. 고주영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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