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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밀양 주민들 '전문가 협의체' 통한 대화 요청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경남 밀양에 76만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하기 위해 정부에 협조를 요청함에 따라, 경찰이 20일 이후 공권력을 투입하기로 예정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의 노인들이다. 밀양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땅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어,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어떤 희생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밀양 지역, 거대한 송전탑 건설에 따른 벌목을 막기 위해 나선 마을 여성들의 모습(2012년). 핵발전소 건설과 그에 따른 송전탑 건설로 인해 많은 지역공동체가 커다란 갈등과 분쟁을 겪고 있다.

한전 ‘대국민 호소’ 통해 공사강행 의지 표명

밀양 송전탑 건설은 울산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까지 보내는 765㎸ 초고압 송전탑 공사이다.

전체 90.5㎞ 구간에 철탑 161기를 세우는 사업으로, 울주군에서 기장군, 양산시, 밀양시를 거쳐 창녕군까지 5개 시.군에 걸친 사업 구간 중에서 밀양 지역 4개면에 들어설 초고압 송전탑은 52기로 예정되어 있다.

2007년 정부가 사업을 승인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당초 준공 목표인 2010년 12월을 넘겨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 작년 1월16일에는 한전 측의 ‘밀어붙이기’ 식 태도에 반발하여 주민 이치우(당시 74세)씨가 송전탑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이후 한전 측과 주민들 간에 대화를 통한 협상이 진행되는가 싶었지만,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한전 “전력수급 위기” vs. 주민들 “사실 왜곡”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최근 전력 수급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송전탑 건설을 강행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4월에는 이미 예비 전력이 급속하게 떨어져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할 정도의 상황이며, “다가오는 여름철 전력사용량을 고려한다면 올 12월 신고리 원전 3호기가 계획대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 국가 전력 수급 상황에 심각한 전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전력 수급이 위기라는 한전의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동계 피크였던 지난 2012년 12월26일에는 핵발전소 5기가 가동 중단된 상태였지만, 예비 전력은 4,000MW, 5.2%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의 전력 공급 능력은 전체 전기의 1.7%에 불과”하므로, “신고리 3호기가 전력 수급에 미칠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한전이 주장하는 ‘전력 수급 위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짝퉁비리 납품과 거듭된 비리, 거듭된 발전소 고장으로 인한”것이라며, “왜 이 책임을 밀양의 어르신들이 져야 하는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전문가 협의체 통한 대화로, 대안 모색해야 할 때

한전 사장의 대국민 호소문을 보면, 한전이 공사 강행에 나서게 된 책임은 주민들에게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전에서는 수 차례 대화를 시도하고 주민들을 위한 여러 지원책을 제시했지만,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에서 ‘보상을 원치 않으며, 오직 지중화(땅 속으로 묻는 방식)를 원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765kV 송전선로를 지중화 하는 기술은 저희 회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며, “전압을 345kV로 낮추어 지중화 한다고 해도 공사 기간은 10년 이상, 비용은 약 2조 7000억 원”이 든다고 하였다.

그러나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이 터무니없이 많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 대책위원회는 한전 측의 주장이 “한전 자신의 계산법과 자신만의 결론으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온 밀양 주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1989년 12월부터 2003년 5월까지 대도심 구간을 관통하며 진행된 남부산-북부산 345kV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를 예로 들고 있다. 전체 22km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 비용은 “2천788억 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한전이 주장하는 비용 ‘2조 7000억 원’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이다.

때문에 무조건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근거로 주민들의 대안이 불가능한 것인지, (공사기간 10년, 공사 비용 2조 7000억 원이 산출된) 원 자료를 공개하고, 성실하게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한전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 밀양 주민들은 “전문가 협의체를 통한 대화”로 대안을 모색해나가자고 요청하고 있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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