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암 주세요” 금연광고에 대한 단상 정부가 질병을 다루는 방식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글에 등장하는 사례는 동의를 거쳐 인용하였습니다. -편집자 주 “흡연은 질병입니다. 치료는 금연입니다.”“당신이 스스로 구입한 질병, 후두암 주세요.” 처음 저 광고를 봤을 땐 놀랐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광고를 만든 것일까? 내가 보건복지부 담당자라면 국민의 보건과 복지를 위해 금지시키고 싶은 광고다. 그런데 심지어 이런 광고를 만든 게 보건복지부라니! 지하철에서 저 광고를 볼 때마다 여러 주제의 감정을 겪는다. ▶ 지하철 안 금연광고. (보건복지부 제작) ⓒ 촬영: 반다 # 소외감 두 줄의 문장 속에서 질병을 다..
며칠 전 교육관련 연구모임에 다녀왔다. 내가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채식과 금연을 존중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모임이라, 열린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일까? 아무튼 잘 알지 못하는 타인들이 서로의 차이-채식과 금연만이 아니라 종교적 차이, 경험의 차이 등-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시간을 들여 먼 거리를 이동해가며 그 모임에 참석하는 동기가 되었다. 우리는 제각기 다른 개인 낯선 사람들의 모임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만남에서조차 흔히 차이는 무시되기 십상이다. 모욕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의 생일을 고기집에서 축하해주는 혈연가족 이야기나, 동성애자에게 끊임없이 결혼상대자를 소개해 주려 애쓰는 친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