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여울의 記錄(11) 5.18 민주화 운동을 기리며 어릴 적의 기억이다. 온 가족이 광주에서 해남으로 가는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 길에 올랐다. 버스는 서너 대가 같은 방향으로 향했는데, 도중에 앞의 버스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휴게소에 정차하더니 줄줄이 1시간이나 지체하고 말았다. 승객들의 불만이 제기되었고, 그때 한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이래서 전라도는 안 된다니까.” 그러자 승객 중 또 다른 사람 몇몇이 그 말을 받아서, 잠시지만 버스 안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장이 되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전라도사람’들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당시 어른들의 ‘지역’이야기, ‘정치’이야기는 뜬금없었지만, 한편으로 뭔가 마음 아픈 것이 느껴졌다. 경상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경상도..
만화상 수상작 읽기③ 박태옥 글, 최호철 그림 (돌베개, 2009 완간) 1970년, 경제성장과 토건국가 건설의 명분하에 은폐되었던 여공들의 고달픈 노동현장을 고발하고 낮은 임금에 시달리는 피복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사회적으로 울리게 했던 전태일의 삶과 죽음이 만화로 그려졌다. 반향은 크다. 어린이 교양잡지 에 연재됐지만 독자층은 의외로 넓다. 단행본으로 발간되면서 아이와 함께 읽는 부모, 사서 보는 성인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해 가을에는 제6회 부천만화대상을 받았다. 배고픔의 근원을 묻다 이야기는 1959년 서울, 한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판자촌과 동대문 시장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거리를 활보하다 만난 비루한 넝마주이 아저씨를 두려워하는 동생들에게 “애들 잡아다 팔아먹는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라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