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국에도 다양한 가족들이 살고 있다 일기장에서 그루터기 모임의 기록을 뒤적이며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일순이 [일다는 장년층 레즈비언들의 삶과 진솔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그루터기’ 회원들의 글을 연재합니다. ‘그루터기’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35세 이상 여성이반모임입니다. –편집자 주] 때는 2007년 12월 22일 토요일. 그루터기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세 번째 뵙는 선배들의 모습이 너무 다정해서 마치 이모들을 만나는 기분이다. 저녁 먹기 전에 농구를 하자고 밖에 나갔다. 처음에는 하기 싫다던 사람들이 승부욕에 불타 놀라운 협동심을 발휘했다. 역시 근성 있다니까. 저녁시간이 되었다. 1박 2일이라 거나하게 취할 줄 알았지만,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먹거리 앞에서 이야기 꽃을 피울 뿐, 술에 흥청..
“난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자유롭고 독립적인 싱글맘, 오정 [여성주의 저널 일다] 윤정은 “지난해 12월쯤에 들어왔다고? 몇 달 지났는데, 또 어디로 떠나고 싶지 않아?” ▲ 싱글맘 오정과 아들 성현, 두 사람의 관계는 무척 재미있다.그녀를 몇 년 전부터 보지 못했다. 그녀는 필리핀으로, 뉴질랜드로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다 떠났다 했다. 몇 년 만에 마주한 그녀는 여행이 주는 고단한 세월의 흔적은커녕 한층 활기찬 느낌이 배어 나왔다. 안정을 찾은 듯하면서도, 여전히 자유를 찾아 어디론가 훌쩍 떠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나온 첫 질문이 ‘또 어디로 떠날 작정도 하고 있는 거냐?’는 거였다. 예감이 적중했다. 돌아온 지 얼마 됐다고 그새 “이제 슬슬 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맨날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