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의 선택사사의 점심(點心) 시골살이(31) 어떻게 낳을까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 [산모의 선택] © 사사의 점심(點心) 올해는 결혼, 이사, 임신 등의 굴직한 인생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하여 숨 가쁜 한해였다. 그리고 내년 1월이 되면 엄마가 되는 내 인생 최고의 서막을 기다리고 있다. 도시의 삶을 정리했으니 아이의 탄생이 그만큼 ‘자연스럽’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다행히 근교 도시에 인권 분만법의 한 종류인 ‘르봐이예 분만’식 산부인과가 있어서 산전 진료를 착실하게 받아왔다. 그러던 중 출산을 8주 앞두고 산과 담당의가 내 나이가 적지 않음을 언급하며 당연한 ..
“너, 아이는 낳을 수 있겠니?” 장애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말하다 몇 년 전, 사귀고 있던 사람이 불쑥 물었다. “너, 애는 낳을 수 있겠냐? 네 몸으로 애를 낳으려면 뭔가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야 하는 거 아냐?” 황당한 표정으로 멀뚱히 바라보니, 그 사람은 자못 진지한 얼굴로 자신은 장남이라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낳을 수 없는 여자와는 결혼할 수 없으니 미리 물어보는 거라고 했다. 당시 그 사람과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니와 결혼은 꿈에도 생각을 안 하고 있던 시기라, 내 입장에서는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결국 그와의 만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아이를 (정상적으로) 낳을 수 있냐’ 라는 것을 진지하게 연애의 전제 조건으로 보는 그 사람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