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14) 두 명의 자화상과 한 마리의 타화상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냅니다.] 날 수 없는 앵무새 ▲ 애니메이션 중 지난 여름, 부모님 손 잡고 온 아이들 틈에 끼어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 "리오"를 봤다. 주인공 "블루"는 야생에선 멸종된 스픽스 마카우(앵무새)의 마지막 혈통이다. 신비한 푸른 깃털에 다정하고 온순한 성격, 게다가 희귀성까지! (불행히도) 애완조로서 더할 나위 없었던 스픽스 마카우에 유럽 사람들은 열광했다. 유일하게 브라질에서만 서식하던 이 새를, 밀렵꾼들은 무자비하게 포획해 유럽에 팔아 넘겼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스픽스 마카우는 하루..
가싼 카나파니의 소설을 다시 읽다 아부 까이스, 아싸드, 마르완. 팔레스타인 작가 가싼 카나파니(Ghassan Kanafani)의 단편집 에 실린 단편 「불볕 속의 사람들」의 주인공 이름들이다. 언뜻 보기에 낯설다. 아마도 그 낯섦은, 아랍소설을 국내에서 접하기 흔치 않다는 점을 알려주는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쉽게 접어버리기 어려운 묵직한 감동을 지니고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의 영화 에서 소년은 런던에 가기 위해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동안 배의 창고에서 견디는 지옥의 항해를 견딘 바 있다. 아부 까이스, 아싸드, 마르완 또한 돈을 벌 수 있는 쿠웨이트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떠난다. 가싼 카나파니 소설의 특징은 옮긴이가 지적하고 있는 바대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최대한 숨긴 채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