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히고 먹어치우는 관계: 오수연의 <부엌>
[일다] ‘여성의 성장’ 다룬 소설 오수연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자의 성장은 가부장의 살해(혹은 죽음)과 그 뒤를 따르기 위해 습득해야 하는 남성적 기질 및 행동의 습득으로 그려진다. 프로이트가 고안한 외디푸스 컴플렉스는 이 같은 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한 예다.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원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권위와 힘을 모방하며 자라나게 된다. 아버지-아들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가부장제 위계구조는 아들들을 또 다른 가부장으로 키워내 그 구조를 유지한다. 그렇다면 여자의 성장은 어떨까? 가족 안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고 배울 모델이 없다. 단지 자라나면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절망적인 암시만이 있을 뿐이다. 그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혹은 가족이 아닌 다른 관계..
문화감성 충전
2010. 12. 26.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