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성 해방에 ‘포로’가 된 여성들알리스 슈바르처 (홍승희) ‘나는 적극적인 여자가 좋아’ 남자들의 성 해방 “성 해방의 물결은 여자들에게 자유와 행복을 선사한 게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자기기만과 불감증만 더해 주었을 뿐이다.”(P.19) 성 해방의 물결은 이상하게도 남자들이 ‘나는 섹스에서 주체적인 여자가 좋아. 나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여자는 싫어’라고,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권력을 주었다. 남성이 무책임한 섹스와 성 착취를 자유롭게 휘두를 알리바이를 준 것이다. 여자들은 침대 위에서 더욱 격렬하게 신음소리를 연기하거나, 섹스에 흥미가 없는 자신이 ‘어른여성’이 아닐까봐 불안과 자기의심에 시달리게 됐다. ▶ 알리스 슈바르처 (미디어일다, 2017) 일찍이 자위를 통해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을 ..
여자의 몸은 무기다? 섹슈얼리티와 권력 1.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이 연재됩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 애교는 나의 힘? 들을 때마다 징그러운 말이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성이고, 그 남성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다.” 남성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여성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최고 권력자라는 뜻이다. 남성의 권력은 그 스스로의 힘이고, 여성의 권력은 남성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느냐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쁜 여자는 고시 패스한 격”이라는 농담 같은 진담도 있다. 남자들은 사회에서 성공하고 인정받으려면 엄청 노력해야 하는 반면, 여자는 타고난 ‘몸’이라는 자원 덕분에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