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은 태어날 때부터 착하다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 빗물의 진실을 아시나요? 언젠가부터 난 더 이상 비를 맞지 않는다. 갑작스레 비가 쏟아진다고 해도, 마침 근처에 우산을 팔고 있다면, 얼른 우산부터 구입한다. 일기예보에서 비 소식을 알려오면, 길을 나설 때 비가 오지 않더라도 일단 접이우산을 가방에 꼭 챙긴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면 한여름이 아닌 한, 우산을 물론이요, 비옷까지 챙겨 입고 길을 나선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난 젖는 게 싫어.’ 산성비의 공포 비에 젖어 축축해진 옷이 납처럼 무거워지고, 신발 속으로 스며든 물 때문에 양말이 질척거릴 때... 젖는 것은 정말 불쾌한 일이다. 그런데 사실 먼 과거 속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항상 비에 젖는 것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몸이..
경험으로 말하다/이경신의 죽음연습
2010. 4. 17.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