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책의 도시’ 베슈렐(Becherel)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 테마 도시가 만들어지는 과정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 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가 연재됩니다. [일다] www.ildaro.com 고서점과 헌책, 예술가들의 마을 베슈렐 렌에서 북쪽을 향해 시외버스로 30분 정도 달리면, 베슈렐(Becherel)이라는 작은 도시에 다다른다. 전형적인 브르타뉴 농촌 풍경이 펼쳐지다가 갑자기 성당의 높은 뾰족 지붕과 함께 고풍스러운 마을 끝자락이 시야에 들어오면, ‘여기가 어디지?’ 라는 생각과 함께 목을 길게 빼고 슬쩍 둘러보게 된다. 렌에서 버스로 디낭을 가다가 몇 차례 살짝 엿본 베슈렐의 인상은 이랬다. ▲ 멀..
이경신의 철학하는 일상 아침마다 창을 여는 습관을 접고, 닫힌 공간 속에 웅크리게 되는 겨울이 오면, 불현듯 뜨개질 생각이 난다. 뜨개질을 잘해서는 아니지만, 그냥 폭신하고 따뜻한 모자, 장갑, 목도리, 스웨터를 뜨는 광경만 떠올려도 마음은 벌써 훈훈해져 온다. 장롱 깊숙이 넣어둔 뜨개바늘과 상자 속에 모아둔 친구의 낡은 티셔츠들을 꺼내 들었다. 작년 겨울처럼 올해도 발판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면 티셔츠를 잘게 잘라 실을 만들고 색깔을 어울리게 배치한 후 실을 연결해 메리야스 뜨기를 하면 나름대로 쓸만한 발판이 된다. 심리적 시간과 물리적 시간의 차이 뜨개질을 하다 보면 시간이 참 잘 간다. 한참 동안 발판 뜨기에 몰두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려 놀란다. 아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