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노년의 행복 [죽음연습] 70대가 들려주는, 노년 잘 사는 법② 의 저자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앞서 70대 노년의 지혜를 20세기 초반의 독일작가 헤르만 헤세와 최근 활동하는 미국작가 다니엘 클라인에게서 빌렸었다. (“70대가 들려주는, 노년 잘 사는 법” 기사 참조) 이들이 공통적으로 나줘 준 노년 잘 사는 법의 핵심은 ‘노년을 노년답게 보내라’는 것이었다. 죽음과 인생을 돌아봐야 할 시기인 노년은 나름의 가치, 의미, 과제가 있다는 헤르만 헤세의 이야기, 자신의 늙음을 직시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즐거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다니엘 클라인의 이야기..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몸과 소통하기①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대기가 불안정하단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하루에도 12번쯤 날씨가 변하는 것 같다. 오늘은 정도가 더 심하다. 거칠고 둔탁한 빗소리에 깨어난 게 분명한데 화장실에 갔다 오니 창밖으로 말간 햇살이 비추고, 그 틈에 마당에 나가 깻잎이며 고추며 방울토마토를 따서 아침상을 차리는데 다시 빗방울이 듣는 식이다. 오락가락 하던 비가 마침내 물러난 건 정오 무렵. 나는 챙 넓은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몇 뼘은 높아진 하늘 아래 환한 햇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언제 또 날씨가 변할지 몰라 조급한 나의 마음과는 달리, 길 위에 있는 모든 것들, 나무와 풀과 돌담 사이 핀 꽃과 심지어는 슬레이트 지붕 위에 누워 있는 고양이들조차도 얄미울 만큼 느긋하고 여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