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엔 아무것도 없어!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경쟁을 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 Trina Paulus (Hope for the Flowers)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고등학생 때였다. 친구 집에 우연히 놀러갔다가 노란 표지에 나비가 그려진 그림우화책을 보았다. 참 신기한 책이었다. 글자가 빽빽하지 않고 그림도 독특한데다 이전에 보아온 동화책과 다른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때 나는 회색 치마에 검은 재킷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아침 일곱시에 집을 나서서 밤 열두시에 학교에서 돌아올 때였다. 책의 메시지는 색달랐다. ‘경쟁..
그들의 머릿속에 아이들은 없다 대입자율화, 특목고 확대… [여성주의 저널 일다] 유가현 한 아이가 이런 말을 내게 했다. 체육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달리기가 싫어요. 바보처럼 뒤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꼴등으로 달리는 애가 불쌍해요.” 왜 달리기를 할까? 사람들을 잔뜩 모아놓고 아이들을 구경하게 한다. 꼴등은 울상을 하고, 1등은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어차피 누군가는 2,3등이거나 꼴등이다. 2,3등은 그래도 꼴등은 아니라고 위안하거나 1등을 질시한다. 작가 박완서씨는 꼴등에게 박수를 치자고 하고, 이문열씨는 1등이 누군지 드러내고 치켜주어야 사회와 개인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교육의 수월성과 형평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때, 나는 다 자란 아이들과 ‘서열’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