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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성매매 당사자 네트워크 ‘뭉치’ 대담을 마치고 
 
성매매특별법이 위헌 심판을 받게 된 가운데 ‘성매매 현장에선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성 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다양한 개인들의 역학 구도는 무엇인지, 그 중에서도 약자의 위치에 놓인 여성들의 경험은 어떠한지’ 보다 가깝게 들어볼 수 있는 대담이 열렸다. 성매매 여성들의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당사자 네트워크 ‘뭉치’에서 기고한 내용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프롤로그 – 당사자의 이름으로 말하고 싶다
자발, 비자발 따위는 없다
성매매 현장, 상상도 하지마!
피해와 처벌, ‘창녀’라는 낙인
ⓞ 에필로그
 
대담을 마치고 <뭉치>는 만약에 우리가 아직 현장에 있다면 지금까지 나눈 경험의 내용이 어떻게 다르게 구성되었을까 한참을 눈물 찔끔거릴 만큼 웃으며 이야기했다.
 
“우리는 피해자가 아닙니다. 맞아도 돈은 받아야죠.”
“성매매,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고 기분이 좋아져요.”
“저는 15살때부터 밝혔어요.”
“턱 아픈 건 모두의 자랑이 아닌가요? 훈장이랄까, 무릎 관절쯤은 나가줘야 성매매를 했다고 말할 수 있죠.”
 
아프고 피하고 싶던 말들을 발설하는 기분, 그리고 위악적으로 우리의 상황을 해석하며 통쾌함을 느끼는 것, 모든 것이 바닥까지 비워내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뭉치’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각자가 원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론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

 
마루: “대담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내가 왜 뭉치라고 하는 당사자 조직에 의의를 두고 열정을 쏟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바다: “2011년에 만든 ‘뭉치’ 영상이 우리를 알리는데 조금 일조를 했다면, 이제는 이번 대담을 통해서 그 동안 우리가 안에서 길렀던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외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이런 기회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음: “이 자리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꺼내놓은 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우리 안에서 좀더 정리도 되고 생각할 것들도 생긴 것 같구요. 이야기를 하다 보면 더 분명해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마루: “변화, 큰 변화는 아니어도 뭔가 이야기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바다: “앞으로 ‘뭉치’의 성장과 실천을 담은 영상과 책도 내고 싶어요.”
 
지음: “단편 영상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잘 담긴 장편영화도 만들어야죠. (웃음) 우리들이 쓴 책과 영상을 보고 ‘아, 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 이제 알겠다’ 라고 얘기해주길 바라는 거죠.”
 
바다: “일단은 세상과의 소통이 절실하다고 느꼈던 게요, 뭉치 영상 만들고 ‘감독과의 대화’를 몇 번 했잖아요. 그 때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는 게 무척 좋았어요.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직접 우리와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던 게 사실이고,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너무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야기들만이 넘치니까요. 그 이야기를 우리가 시작했다는 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죠.”
 
마음을 모은다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어
 
마루: “뭉치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싶어요. 당사자 운동이 중심이 되는 공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우리의 힘을 다지고 키우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해나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말하는 거죠. 아직도 현장에 있는 친구들도 맘 편히 자유롭게 올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곳이요.”
 
바다: “뭉치가 유령처럼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실체를 드러내니까, 오히려 그저 막연히 세상에 내던져진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게 함께함으로써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 되요.”
 
마루: “어떤 식으로 존재를 드러내고 활동할지는 아직은 많은 제약이 있으니까 세밀한 토론과 함께, 조금씩 소소하게 만나면서(웃음) 해야겠죠.”
 
지음: “이런 활동에 올인하고 싶어요. ‘뭉치’라는 당사자운동에요. 완전히 나와 관계된 일이잖아요. 나의 경험이 자원이 돼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죠. 성매매 여성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활동도 의미가 있지만, 이 사회와 세상의 구조와 의식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활동들에 집중하고 싶다는 말이죠. 이런 활동을 위해서 우리한테 필요한 건 뭘까요?”
 
엠케이: “머니~ 머니~”(웃음)
 
지음: “그걸 이끌어낼 수 있는 현재의 우리.”
 
마루: “이 활동에 열정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마음! 자, 마무리합시다. 우리가 당장 원하는 변화는 어쨌든 성매매 여성들이 처벌되지 않는 법 개정이 필요한 거죠.”
 
심통
: “여성이 자기 스스로 성매매 피해여성이었다고 입증하지 않아도 되는 여성들의 비범죄화.”
 
지음: “우리가 하는 말들을 조금 더 들어주었으면 하는 거요. 한 사람의 체험이 모든 것인 양 되는 것도 바라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험을 가져다 쓰는 것도 바라지 않고요.”
 
바다: “굳이 범죄자냐 피해자냐를 가리지 않아도, 성매매 경험만으로도 평생의 낙인을 본인이 가지고 가야 하는 게 사실인데, 거기에 더 얹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도 말이 너무 어려워요. ‘성매매 여성 죄 안됨’, 죄가 안 되는 그런 세상을 희망합니다.”

[기사 원문 보기] http://ildaro.com/sub_read.html?uid=6327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만화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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