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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낙동강 보 붕괴위험, 경고하지 말라?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2. 11. 24. 07:00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정부는 현장조사 통해 ‘4대강 안전’ 여부 밝혀야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설치된 거대한 보들이 ‘붕괴 위험’에 놓여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 시민환경연구소 등이 공개한 낙동강 보 수중촬영 영상. 칠곡보 물받이공에 균열이 생긴 모습. 약 80cm 깊이의 균열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19일 대한하천학회, 시민환경연구소 등 시민단체들과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는 낙동강에 설치된 보에 대한 수중촬영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칠곡보와 함안보, 합천보 등에서 수압과 거센 물결에 의해 강바닥이 패여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물받이공에 균열이 생기고, 바닥보호공이 유실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가장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 칠곡보의 경우, 물받이공 하단부에 대규모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콘크리트 블록과 돌망태로 구성된 바닥보호공도 일부 유실되었다.
 
갈라지고 주저앉는 물받이공 ‘위태로운’ 칠곡보
 
물받이공은 보에서 떨어지는 물이 바닥을 패이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와 일체형으로 강바닥에 설치된 두께 1m, 길이 400m, 폭 40m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이다.
 
칠곡보 수중촬영 결과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곳은 폭 50cm, 깊이 230cm의 균열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콘크리트 바닥 아래 모래층이 쓸려내려가면서 콘크리트가 완전히 벌어질 정도의 균열이 생기고, 그 바닥 아래 쓸려나간 모래의 깊이만 130cm나 되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칠곡보의 물받이공은 ‘수중에 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콘크리트 바닥 아래에 공간이 생기면서, 콘크리트 자체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4대강 사업으로 세워진 보의 붕괴 구조도   © 일다 
 
조사단은 칠곡보의 물받이공에서 발생한 대규모 균열이 “파이핑 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이 땅속을 흐를 때 가장 약한 부분으로 흐름이 모이면서 주변의 흙을 깎아내어 마치 파이프를 만들어 가듯 구멍이 뚫리게 된다. ‘파이핑 현상’이란, 이렇게 물길이 만들어지면서 그 안을 흐르는 물의 흐름이 강해져 점점 더 물길을 크게 만들어 가는 현상을 말한다.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였다는 것은 보 아래쪽으로 물이 샌다는 것을 의미하며 붕괴위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래 위에 지은 구조물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낙동강의 바닥은 두꺼운 모래층으로 되어 있다. 하천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 초기부터 하상 세굴 현상의 위험에 대해 수 차례 경고해왔다. 보 자체는 암반층에 지지하고 있더라도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에 균열이 생기고, 심지어 보에 물이 샐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고이다.
 
국토부의 반응, 박창근 교수를 고발하겠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파이핑 현상은 발생할 수 없다’며 보의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 없다’고 반발했다. 심지어 20일에는, 조사에 참여한 시민환경연구소 대표 박창근 교수(관동대)를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반박 자료를 통해, 낙동강 8개보는 모래층 아래 암반 위에 직접 설치되어 있거나, 말뚝으로 암반에 지지하고 보 하부지반의 상류와 하류 측에 물이 통과할 수 없는 시트파일(sheet pile)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파이핑 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파이핑 현상은 지반 하부 침투수에 의해 발생하는데, 보 자체는 암반층에 건설되어 있거나 물이 투과되지 않는 시트파일에 의해 막혀있어 발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물받이공, 바닥보호공의 변형이 발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보 본체의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환경연구소는 국토해양부의 이와 같은 주장을 다시 반박하며, 대표인 박창근 교수 고발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 측은 “시트파일이 수압이나 토압에 의해 변형되고, 물이 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왜 받아들이지 않는가”라며, 시트파일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맹신”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한 설령 국토해양부의 주장처럼 “세굴현상이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물받이공 아래 모래를 유실시키고, 그 모래유실이 물받이공 균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보 본체에서 부등침하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보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국회 차원의 합동조사단 구성” 요구에 응해야
 
시민환경연구소는 “국토부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라면, 전문가를 고발하는 것에 앞서 먼저 철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라며 4대강 사업의 안전 여부를 밝히기 위해 국회 차원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책사업으로 건설된 구조물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들은 알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민주국가의 주권은 정부가 아닌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에 대한 우려와 문제제기에 대해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현 정부의 태도는 정당한 국민의 알 권리와 의사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시민환경연구소는 국회 차원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정상적이고 객관적인 안전성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들었다.
 
국토해양부가 4월 작성한 <4대강 준공대비 특별점검 보고서>에는 보의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지었지만, “지난 여름철 홍수 때 대부분의 보의 물받이공에서 균열이 발생하거나 바닥보호공이 유실.훼손 되는 등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4대강 사업의 주체로서 국토해양부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전’이란 위험상황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단하고 났을 때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정부가 보 붕괴 위험이 문제 제기된 상황에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불만은 원천 봉쇄한다는 식의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에게 의심과 불안만 초래할 뿐이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키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제가 제기된 보들의 안정성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박희정)
 
    * 여성저널리스트들의 유쾌한 실험! 독립언론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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