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성폭력,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1. 지혜씨 이야기 ※ 일다의 신간 발간 기념으로, 데이트 폭력 문제를 심층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데이트 성폭력은 왜 일어날까? 대학 졸업반인 지혜씨(가명, 24세, 여성)에게는 썸남이 있다. 같은 대학 공대에 다니는 선배. 소개팅 주선자였던 같은 과 언니는 자기가 보증할 테니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 ROTC(학군사관 후보생)인 그 선배는 옷도 잘 입고 차도 있고 능력 있어 보였다. 데이트 비용도 지혜씨 모르게 늘 먼저 지불하고, 매번 집 앞까지 지혜씨를 바래다주었다. 지난주에는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밤늦게 문자가 와서 만나러 나가기도 했다. 지혜씨는 조금 부담스러우면서도 공주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박력 있고 ‘남..
권력의 맛을 아는 아이들 8. 권력과 폭력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권력과 폭력에 대해 아들과 자주 대화를 하려는 편이다. 대화라고 해 봤자 별난 것도 없지만, 우리집 초딩 아들이 그저 ‘힘’, ‘권력’ 이 두 단어만 등장하면 습관적으로 “헐, 짱인데!”를 연발하기 때문이다. 요새 애니메이션은 악당들이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멋스런 외모를 한 채 그럴 듯한 힘을 활용하기에, 녀석에겐 ‘악당’이 히어로일 정도다. 아들 둔 엄마들은 사내 녀석들의 이런 ‘취향’ 때문에 서로 고민상담도 종종 한다. “이거 그냥 나둬야 해, 맨날 지적하면서 잔소리라도 해야 해?” 이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