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생들이 부럽지 않아요”④ 학교밖 청소년, 태희 ※ 직업이라고 하기엔 불안정하고 열악하며, 아르바이트라고 하기엔 장시간 일하고 급여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른바 ‘생계형 알바’를 하는 10대, 20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빈곤-비(非)진학 청년들의 진로 탐색과 자립을 돕는 협동조합 와 은평구청소년문화의집 와 함께하는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누군가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물어 보고 기록하는 행위는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나온 삶이란 드러내고 싶기보다 감추고 싶은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태희(가명)는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 대답했다. 지금 ..
집, 첫날 밤 다시 태어나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집은 단순히 당신이 어쩌다 살게 된 가옥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의미의 중심이다.” -에드워드 렐프 태고의 동굴 같은, 오래된 자궁 같은 방 구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에 집은 완성되었다.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낮은 흙돌담 안에 작고 단아한 집이 있다.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흙 마당이다. 아직 나무 한 그루 심기지 않은 신생의 마당이지만 지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있다. 마당을 한 바퀴 돈다. 마을 어디선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