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죽으면 안돼, 나랑 같이 살아야 돼”6. 할머니의 먼 집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엄마는 할머니를 보러 화순에 가자고 했다 2013년 여름, 엄마는 긴 통화를 마치고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급하게 내 방으로 들어왔다. 할머니를 보러 가자고 했다. 할머니는 아흔세 살, 아직도 손수 꽃에 물을 주고 풀을 가지런하게 뽑아 마당을 정리하며, 한 집에 사는 큰 외숙의 반찬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동생들은 모두 직장에 다녔지만 나는 백수였기 때문에 ..
역할이 아닌, 있는 모습 그대로 엄마와 만나기[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엄마와 함께 여행을 ※ ‘길 위의 음악가’가 되어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내의 기록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휴가를 맞은 엄마와 여행을 기획하다 이번에도 엄마가 전화를 해왔다. 올 여름에는 휴가가 없을 줄 알았는데, 며칠 짬이 났다며 또 휴가 아이디어를 달라는 것이었다. 엄마는 지난 휴가 때 내가 제안했던 ‘3일간의 기차여행’이 맘에 들었나보다. 나에게도 그 여행은 두고두고 떠오르는 좋은 기억이 되어 있었다. 엄마가 얘기한 날짜를 달력에서 확인해 보니 통영 공연이 잡혀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안동에서 출발하여 통영에 노래여행 가는 길에 진주에 들르는 루트를 말했더니, 그때처럼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