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아저씨는 내게 작은 소포꾸러미를 안겨주고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찌그러진 종이상자에는 박스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다. ‘도대체 누가 보낸 걸까?’하며 살펴보니, 이제는 완전히 시골사람이 다 된 대학선배가 보낸 것이었다. 겨우 테이프를 떼어내고 상자를 여는 순간, 편지와 함께, 곶감 한 봉지와 책 한 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렇게 손수 쓴 편지를 받은 것이 얼마만인가? 게다가 곶감은 선배가 손수 말려 만든 것이라니, 정말 감동적이다. 곶감을 앞에 놓고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음 깊은 곳이 훈훈해져 왔다. 시간을 들이기보다 돈을 들여서 언젠가부터 손으로 직접 편지쓰기를 멈추었다. 아마도, 인터넷 없이 사는 일본인 친구 편지에 답장 쓸 기회를 놓쳐버린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또 더 이상 성탄절..
“마술보다 신비로운 사랑고백, 아주 로맨틱한 환상의 프로포즈 커플이벤트” “커플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빼빼로 게임, 커플댄스 경연대회, 프로포즈대회” “드라마 촬영지를 배경으로 찍은 베스트커플 사진 공모” “크리스마스 이벤트, 예쁜 선물상자 + 사랑의 서약서 + 리본 + 사랑의 캔디” “커플짱 페스티벌 개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각종 커플 이벤트들이 앞다투어 윤곽을 드러낸다. 서로의 사랑과 소속감을 확인하고자 하는 커플을 타겟으로 한 커플상품들도 소개된다. 커플링, 커플룩, 커플장갑, 커플속옷, 커플석 심지어 커플증까지.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하면 ‘연인들의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렇듯 ‘커플’을 중심에 둔 광고 이미지와 무관치 않다. 커플아이템, 커플시장, 각종 데이(day)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