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생활용품부터 조각품까지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 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가 연재됩니다. www.ildaro.com ▲ 나막신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 (퐁-크르와 민속박물관) © 정인진 과거 브르타뉴 사람들은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을 많이 썼다. 금속이 흔하지 않던 옛날, 나무는 중요하게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나무뿐만 아니라 짚을 이용해 지붕도 엮고 신발도 만들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브르타뉴 사람들이 나무를 특별히 많이 이용했던 것 같다. 나막신, 나무 접시, 나무 숟가락… 이곳에서는 20세기 초까지 나막신을 신었는데, 나막신을 너무 많이 만들어 브르타뉴의 숲이 지금처럼 파괴되었다는 말이..
굿이 곧 삶이고, 삶이 곧 굿이로구나 www.ildaro.com 다큐멘터리 영화 굿을 처음 본 것은 1998년, 스물세 살 무렵이었다. 그해 홍익대 앞, 지금의 자리에 공연예술 극장 가 개관을 했고, 극장 앞 피카소 거리를 한바탕 떠들썩하게 만든 개관 기념 공연이 열렸다. 그 공연의 정점을 찍은 것은 황해도 만신 이해경의 등장이었다. 혈관을 요동치게 하는 풍물 가락에 몸을 싣고, 이해경 만신은 화려한 원색의 무복들을 여러 차례 바꿔 입으며 ‘신들린’ 무대를 펼쳤다. 무대 아래 숨죽인 이들에게는 마치 천 길 낭떠러지처럼 보였을 작두 끝에 그녀가 올라선 순간, 객석의 환희는 경이로 바뀌었다. 염색머리에 귓바퀴에는 주렁주렁 피어싱을 매단 ‘홍대패션’으로 치장한 젊은 여성의 입에서 ‘굿이 최고다’, ‘끝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