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만지는 노동, 농사일의 기쁨 농사 일기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2016년 5월말 양파 수확 매일매일 풍성한 야채들이 상에 올라온다. 적상치, 상치, 쑥갓, 적겨자, 비타민, 딜, 오크라, 케일, 치커리, 청경채, 딸기, 오이, 양파… 아침에 밭에서 막 뜯어 온, 먹기 아까울 정도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채소들. 땅이 박해서 제대로 못자란 비타민을 다른 쪽에 뿌렸더니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비타민과 같이 뿌린 양상추는 이제 속아줄 때가 되었고, 양파는 하나씩 뽑아 먹는데 그 향이 일품이다. 달콤 매콤한 싱그러운 맛. 그 작고 여린 몸으로 겨울을 나고, 희고 ..
나를 느티나무처럼 만들어줄 시간 시간의 창조②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더 이상 설렘이 사라진 시간 “남은 삶에 더 이상 설레는 시간이 없겠지.”“사는 게 너무 지루해.”“뻔한 인생이 남아 있네. 내 아이들의 시간이나 바라봐야 할 나이가 되다니…” 사십 대 중반쯤 동료들이 하던 말이었다. 이제 뻔한 삶만 남았다고, 사는 게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고. 언제나 같은 시간, 지루한 시간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늘 미래를 향해 달려왔던 우리 세대들은 세상이 던져준 삶의 중요한 의미들을 다 성취하고 나서는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십대 땐 좋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