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맞이하고 싶은 ‘죽음’ 죽음, 의료화 그리고 백남기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지난 몇 주 동안 현기증이 심해져서 자주 집에 머물렀다. 담요를 들고 소파에서 책상의자로 그리고 다시 방바닥으로 삼각형을 그리며 다닌 날이 많다. 현기증은 그 자체로 통증이나 위 험을 만들지 않지만, 쉽게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심각하게 아픈 것도 아닌데 딱히 다른 무엇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답답하다. 그래도 잠을 충분히 자라는 한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게으름 피운다는 자책감 없이 낮잠을 자기도 한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도 많아진다. 영원히 잠드는 영면, 죽..
법관‧법학교수‧로펌 명단을 채우는 건 ‘남자’?⑰ 로스쿨에서 본 사회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나는 똑똑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성적은 권력이자 차별의 근거이기도 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이에 대해 언급을 삼가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공부를 잘했다. 내 기억이 시작하는 시점부터 공부를 잘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지만, 한 학기에 두 번 정도 보는 시험을 위해서 잠시 동안 바짝 공부를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남자가 앞서나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