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병의 추억 술 마실 때 하던 게임 처음 캘리포니아에서 막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일이다. 산 설고 물 설어 신기하고 황당한 일이 계속 벌어졌다. 저녁이면 동네 한국학생 친구들과 모여 맥주를 마시며 각자 그날 겪은 신기하고 황당한 일을 나누었다. 대개 12온즈(355ml)들이 병맥주 6개나 12개짜리를 사다 마셨는데, 병 라벨에 적혀있는 맥주병 재활용에 관한 정보를 들여다보고 시시한 게임을 벌이곤 했다. 병에는 으레 이렇게 적혀있다:CA CRVME, VT, CT, NY, MA, IA, OR, HI 5¢ MI 10¢ DEP 써있는 내용은, 빈 병 재활용할 때 캘리포니아는 현금상환가(cash redemption value)를 쳐주고 다른 곳은 5센트나 10센트 예치금을 돌려준다는 거다. 미국에 주가 50..
경비아저씨의 성추행…기억의 번외 편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⑨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치료실에서 나눈 대화 나: (눈을 감고 있다) 네, 제가 방금 경비실 앞으로 갔어요. 그리고 그 징그러운 경비아저씨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막 고함치고 소리를 질렀어요. “아저씨 같은 사람 진짜 역겨워요. 당신은 쓰레기야. 어린 여자애들한테 사탕 주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이거 성폭력인 거 아세요? 제가 지금 당장 애 엄마 불러올 거고,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치료사: (흥미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