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할매들, 나무를 껴안고 별이 되다 밀양 할매들의 구술사 프로젝트 팀 참여자들이 최종 마무리한 글들을 읽고 있었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공책에 꾹꾹 눌러 베껴 쓰지 않고서는 울컥 넘어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막을 수 없게 만드는 구절들과 마주치곤 했다. 베껴 쓰고는 몇 겹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그 위에 세 개 네 개 별을 그리게 만드는 구절들. “우째겠노, 또 해 봐야제. 내 가는 거 뭐 겁나노? 가면 되지.” 가령 상동면 도곡리를 지키는 88세 조계순 할매가 전하는 이 ‘목숨 내건’ 투쟁의 말은 참으로 가슴에 사무치고 참으로 고요해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조계순 할머니의 구술은 유해정이 기록했다.) ▲ 밀양 할매들의 생애 구술사를 담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 노순택 작가 제공 나는 ..
[블럭의 한곡 들여다보기] 20. “Millie Pulled a Pistol on Santa” 음악칼럼 ‘블럭의 한 곡 들여다보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블럭(bluc)’님은 음악웹진 스캐터브레인의 편집자이자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의 운영진입니다. [편집자 주] 25주년을 맞이한 힙합 트리오 ‘드 라 소울’ 사회 문제를 짚어내는 힙합 곡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힙합 음악은 그 안에 수많은 갈래와 맥락을 지니고 있다. 그 중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음악들, 이른바 ‘컨셔스(Concious) 힙합’이 형성된다. 컨셔스 힙합 음악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미국 사회의 문제들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흑인 사회 내에서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도 꺼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