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들을 통해 배운 권리의식 아이들은 내게 많은 말과 질문을 한다. “선생님, 생각이 안 나요!” “오늘은 저희가 일찍 왔으니까 일찍 끝나나요?” 등등, 지나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온갖 요구 사항들 앞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너희들은 ‘생각 안 나요’라고 말할 권리가 없어. 이 수업은 생각하는 공부니까, 생각날 때까지 열심히 생각해라!”, 또 “그럼! 5분 일찍 시작하니까, 너희들은 5분 일찍 끝내달라고 할 권리가 있어.” 등등. ‘권리가 있다’, 또는 ‘권리가 없다’라는 말을 아이들이 잘 이해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이해하든 말든 그렇게 말하곤 한다. 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재미있다. 이 표현은 프랑스에서 아이들을 통해 배운 것이다. 시민권을 쟁취하기 위해 피 흘린 조..
발달장애 자녀에게 가장 절실한 건 무엇인가?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을 하고 있는 선배를 뵈러 산사에 갔다가 발달장애 청년을 한 명 만났다. 23세인 신체 건강해 보이는 청년은 자폐라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그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좁은 아파트에서 아들과 24시간 함께 보내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이곳으로 오셨단다. 그 청년은 어머니와 둘이서만 생활해 와서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 맺을 줄 모르고,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면 어머니에게조차 폭력을 행사하는 등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나요?”라는 내 질문에, 선배는 그렇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요즘도 이런 부모가 있나 싶다. 장애아가 사회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제 역할을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