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은 ‘도망이나 치는 것’일까?[최하란의 No Woman No Cry] 나를 지키기 위한 신중한 선택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무조건 도망가라”는 말 “무조건 도망가라”, “괜한 행동하다 다친다. 도망이나 쳐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거나, 심지어 위험한 말이다. 셀프 디펜스(Self-Defense)에서 도망은 중요하다. ‘삼십육계 줄행랑’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는 보다 먼저 나온 병법이자, 전쟁에서 쓸 서른여섯 가지 계책이란 뜻이다. 그 중에서 서른여섯..
성차별, 성폭력을 해결하는 경험이 민주주의다부처님 오신 날 실상사 ‘말하기 대회’를 돌아보며 부처님 오신 날, 실상사에서 ‘성차별 성폭력 피해경험 말하기 대회’를 한 지 몇 주가 지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같고, 아무 일이 없었던 듯도 하다. 무슨 말을 했던 듯도 하고, 들었던 듯도 하다. 우리는 그날 실상사에서 만나기까지 어떤 풍경을 지나쳐 왔으며, 그 이후 어떤 광경을 만들어 왔는가. 이 글은 밝은 눈과 섬세한 귀를 동원해, 지나가는 ‘아무 일’을 잡아채 ‘여기’에 잡아두기 위한 기록이다.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리산 여성회의’가 만들어지다 2017년 겨울, 실상사 어린이법회 순례행사에서 아동 성추행으로 추정되는 일이 생겼다. 눈밝은 목격자들은 그 행동을 즉각 저지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당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