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번의 죽음을 애도하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얼굴을 가진 존재 아빠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생활 패턴이 약간씩 어긋나는 까닭이다. 작년 부산에서 먹었던 빨간 고기 생선구이가 갑자기 생각나 며칠 아빠를 보챘고, 그날은 바로 그 빨간 고기를 먹는 날이었다. 내가 빨간 고기의 가시를 발라 열심히 먹는데 집중하는 동안, 아빠는 TV를 틀었다.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도전 끝에 억대 매출을 올리게 된 부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토하라는 민물새우의 양식에 성공했고 그게 꽤 값이 나가는 모양이었다. 나도 밥을 먹으며 아무 말 없이 관성처럼 TV를 시청했다. 양식에 성공한 토하를 잡아 다른 민물새우와 분류하고 그걸로 젓갈을 담그는 장면..
동물에 대한 이중 인식 극복하기(상) 동성애자 여성들의 인터뷰 기록 “Over the rainbow”의 필자 박김수진님이 “동물권 이야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인 ‘동물권’에 대해 깊이 살펴보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적 삶을 모색해봅니다. www.ildaro.com ‘동물의 현실? 아무 생각없음’ 상태에서 깨어나기 육식주의 이데올로기가 만연한 가운데, 이에 대한 대항적인 담론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은, 비인간동물에 대한 우리의 성찰적 자기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그 성찰은 이미 내면화된 비인간동물에 대한 이중 인식(동물을 인간과 달리 온전한 생명체로 보지 않는 것, 특정 동물을 편의대로 구분하고 서열화하는 것)을 각성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고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